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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인생과 견생 사이 2023. 5. 13. 21:48
평생이란 말이 이렇게 짧은 세월을 말했던 건가. 혼자라는 생각과 기억나지 않는 과거와 상처만 남은 마음이 여기 있다. 지긋지긋한 직장을 그만두면 할 수 있는 게 많아져서 좋을 줄 알았는데, 돈을 벌면서 취미생활을 했던 내가 제 3자로 보이면서 지금의 나는 벌거숭이로 있다. 성당에서 봉사를 했다. 성령세미나 준비나 식사 준비를 위한 조리실 봉사, 부활 달걀 나눔 봉사 그러면 내 마음이 충만해질 줄 알았다. 생각 보다 나는 그대로였다. 이건 아닌데 싶은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서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구직활동도 하고 뭘 배울 수 있을까 혼란스러운 나날들을 이어갔다. 잠깐 일 했던 사회복지기관은 실망만 안겨주었다. 그곳을 나온 지 2주만에 나는 다시 원점으로 왔다. 이게 진정한 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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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박해 순교자들너 어디 있느냐/가톨릭 교리 상식 2022. 12. 20. 17:39
글 | 원재연 하상바오로(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원) 한국 천주교회가 탄생한 배경은, 선교사가 직접 해당 지역에 들어가서 복음을 선포한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르다. 처음에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학문적 호기심으로 천주교 서적을 중국 북겨에서 들여와서 개인 차원으로 탐독하다가, 차츰 집단적 학습(강학)을 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 결과 마침내 최초의 예비신자 공동체가 생겨난 것이다. 그 장소가 바로 지금의 천진암이요 주어사다이다. 현재의 경기도 광주시가 천진암과 주어사를 포함한 초기교회발상지다. 따라서 광주는 초기교회 때부터 신자들이 존재했고 양근, 여주에 이어 세 번째로 신자들이 많이 살던 곳이다. 1801년 신유박해의 조짐이 나타나자 남한강 변에 거주했던 신자들은 서울로 이주하거나 현재의 광주시 실촌읍 곤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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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의 관계너 어디 있느냐/가톨릭 교리 상식 2022. 12. 6. 16:41
▩ 글 | 이승환 루카 신부(교구 복음화국장) 예수님의 공생활이 이루어지던 당시 사마리아는 팔레스티나 북중부 지역으로 갈릴래아 바로 남쪽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사마리아는 주변보다 높은 곳에 세워진 도시였기에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가 쉬웠고,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습니다. 또한, 좋은 위치와 값진 곡물 등을 생산 할 수 있는 비옥한 땅을 갖고 있었기에 경제적 번영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이방인 지역이라고 알고 있는 사마리아 지역은 본래 유다인들의 땅이었습니다. 사마리아인들도 이스라엘 민족의 한 분파였지만 역사적으로 유다인들과는 적대적인 관계에 있었습니다. 그들 반목의 역사는 구약 시대부터 생겨난 것으로, 그들 사이의 분열은 오래전부터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솔로몬 왕 이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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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시대의 유다교 종파 '바리사이'너 어디 있느냐/가톨릭 교리 상식 2022. 12. 6. 13:21
▩ 글 | 이승환 루카 신부(교구 복음화국장) '분리된 자', '구별된 자'를 의미하는 '바리사이'는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던 기간에 팔레스티나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던 유다교 종파였습니다. 바리사이들을 특징짓는 것은 무엇보다도 성문화된 율법과 구전을 똑같은 가치로 인정했다는 점과 죽은 이들의 부활과 영혼의 불멸, 천사와 마귀의 존재 등을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충실히 지킴으로써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고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닮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바리사이들 가운데는 경건한 자들도 있었지만, 복음서에서는 바리사이들을 예수님과 격렬히 대적하는 자로 묘사합니다. 바리사이들의 눈에 비친 예수님은 그들의 권위를 갖고, 전통을 무시하거나 깨뜨리신 분이셨기에 그분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하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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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 1주일 가로세로 낱말퍼즐너 어디 있느냐/가톨릭 교리 상식 2022. 12. 6. 12:40
어제는 영하 7도의 무시무시한 한파로 매우 힘든 하루를 보냈습니다. 내년도 계획도 계획이지만 1년을 마무리하는 단계라서 업무 과중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피곤한 몸을 그래도 일으켜 세우는 건 반려견의 산책 때문입니다. 실내 배변을 할 줄 모르는 녀석의 방광과 대장의 건강을 위해 하루도 빠짐 없이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나가는 일은 고행 그 자체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롱패딩에 모자, 장갑을 두르고 두꺼운 양말을 운동화에 억지로 집어 넣어 녀석을 끌고 나오니 하얗게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상식과는 다르게 녀석과 함께 현관 밖을 내다보는 순간은 암담 그 자체로 제설제가 뿌려져 있으면 녀석은 한 발자국도 길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녀석을 현관 안에 두고 밖을 둘러 보고는 뒷마당에 있는 개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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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세 환급 받으러 가는 길갈 수 있는 한 멀리 2022. 11. 30. 17:51
날이 많이 추워졌다. 출근 준비를 하고 아버지에게 갔다. 아버지는 약속을 잊으셨는지 외출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으셨다. 지난 주에 소유하시던 차를 폐차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고 오늘 구청에 가서 자동차세 환급 받기로 한 것을 까맣게 잊으셨던 것이다. 서두르다 챙겨야 할 물건을 잊으실 까봐 내가 먼저 나와서 차에 시동을 켰다.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조금도 용서하지 않으시고 스스로도 청렴 결백이 몸에 배신 분이시라 자식인 내게도 미안한 마음에 허둥지둥 하시는 게 느껴졌다. 아버지는 이제 검은 머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바지에 실수라도 할까 조마조마 하시면서도 다른 사람 불편을 먼저 생각하시는 분. 나의 차를 얻어 타시며 미안해 하시는 마음을 나는 모르지 않았다. 최대한 서두르지 않고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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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바와 쉼보르스카, 충분하다독서기록장/시 2022. 11. 21. 22:04
어쨌든 나는 돌아가야만 한다 내 시의 유일한 자양분은 그리움 그리워하려면 멀리 있어야 하므로 공산주의에 대한 내 믿음은 이미 흔들렸다 나는 내게 허락된 것보다 더 많은 걸 알고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걸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서방에서 한 시인이 왔다 내게서 경탄을 불러일으켰던 시인이 나는 거대한 희망을 품은 채 그의 말을 기다렸다 요란한 박수를 받으며 그가 연단에 섰다 그것은 생각하는 인간이 쓴 시였다 아무런 구속도, 제한도 받지 않은 -미완성 원고 부분 시는 아무리 읽어도 어렵다. 함부로 끄적였던 날들이 부끄럽다. 해설을 읽어도 알 수가 없다. 이게 무슨 장난인가 싶다가도 생각이 얼마나 깊고 고독이 얼마나 치열해야 이런 글이 나오는 걸까 생각했다. 한터에서 시창작 수업을 들을 때도 역시 내가 ..